한국어는 문법적 요소로 높임 표현을 실현할 수 있다. 말하는 이가 어떤 대상이나 상대에 대하여 높고 낮은 정도에 따라서 언어적으로 구별하여 다르게 표현하는 방식을 높임 표현이라고 한다. 높임 표현은 우리말의 두드러지는 특징이다. 우리말은 모든 언어 가운데 가장 높임 표현이 잘 발달된 언어이다. 높임 표현은 높이는 상대와 대상에 따라서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한다. 상대 높임범, 주체 높임법, 객체 높임법이 그것이다. 외국인들이 한국말을 처음 배울 때 높임 표현이 상당히 어색하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말을 갓 배운 외국인들은 이 체계가 익숙하지 않아 어느 하나의 높임 표현만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그만큼 한국어의 높임 표현 체계가 전 세계의 언어 중에 가장 촘촘하다.
1. 상대 높임법
말하는 이가 듣는 이를 높이거나 낮추어 말하는 방법이다. 정의를 자세히 보면 '듣는 이'가 존재함을 알 수 있다. 상대 높임법은 화자와 청자가 존재하는 대화 상황에서 화자가 청자를 대하는 말의 방식이다. 우리말의 높임법 중에서 가장 발달된 높임법으로 본다. 상대 높임법은 주로 종결 표현으로 실현되며 여섯 단계로 구분되는 체계를 가지고 있다. 먼저 격식체와 비격식체로 나누고 격식체를 높은 순서대로 아주높임, 예사 높임, 예사 낮춤, 아주 낮춤의 네 가지로 나눈다. 비격식체는 높은 순서대로 두루높임, 두루낮춤의 두 가지로 나눈다. 여섯 개의 상대 높임법은 동사 파생접사 '하다'의 어근에 대표적인 종결 표현을 붙여서 새롭게 명명하기도 한다. 예컨대 비격식체의 두루높임 표현은 '해요체'라고 하는데 대화 상황에서 이 높임법을 실현하기 위해 주로 쓰이는 종결 표현이 '요'이기 때문이다.
격식체의 아주높임 표현은 '하십시오체'이다. 문장 '이 신문을 보십시오', '이 신문을 봤습니다', ' 이 신문을 보셨습니까?' 등과 같이 표현된 것들이 가장 높은 수준의 상대 높임 표현에 해당한다. 격식체의 예사 높임 표현은 '하오체'라고 한다. '이 신문을 보시오', '이 신문을 보았소?' 등에서 볼 수 있는 종결 표현들로 실현된다. 격식체의 예사 낮춤 표현은 '하게체'라고 한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대할 때 사용하는 방식이지만 분명히 격식을 갖추고 있다. '이 신문을 좀 보게', '이 신문을 봤는가?' 등의 문장에서 보이는 종결 표현들로 실현된다. 격식체의 마지막 단계인 아주 낮춤 표현은 '해라체'라고 한다. '이 신문을 봐라', '이 신문을 보자', '이 신문을 봤느냐?', '이 신문을 보았구나' 등에서 쓰인 종결 표현들이 주로 쓰인다.
비격식체의 두루높임 표현은 '해요체'라고 한다. '봤어요', '봤거든요', '봤지요' 등이 '해요체'에 해당하는 표현이다. 비격식체의 두루낮춤 표현은 '해체'라고 한다. '먹었거든', '입었지', '갔어' 등의 표현이 이에 해당한다.
상대 높임법은 듣는 이에게 존경을 표현하거나 예의를 지키기 위해서 쓰인다. 이것이 잘 지켜지지 않았을 때 사람들은 화자를 무례하게 볼 수 있다.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방향은 상관없이 듣는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를 표현하기 위하여 상대 높임법을 잘 적용할 필요가 있다.
2. 주체 높임법
주체 높임법은 화자가 서술어의 주체를 높이는 방법이다. 상대 높임법과 달리 대화 상황에서만 일어나는 표현이 아니라서 청자가 꼭 존재할 필요는 없다. 이때 서술어의 주체란 문장 안에서 주어를 뜻한다. 예를 들어 아들이 아버지에 대해 말하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아버지께서 진지를 드셨다'라고 할 때 문장 안에서 주어는 '아버지'이다. 이 문장의 화자인 아들은 주어인 아버지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높이고 있다. 먼저 특수 어휘를 사용하여 높임법을 실현한다. '밥'이라는 표현 대신에 '진지'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주어를 간접적으로 높이고 있다. 이를 주체 높임법의 종류 중에서 간접 높임에 해당한다. (이러한 방식은 '하나님의 말씀'과 같은 표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말'이라는 표현 대신에 '말씀'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주체를 간접적으로 높인다) 그다음으로 밑줄 친 표현 '께서'를 보자. '께서'는 주격 조사로 그 대상이 주어임을 표시하면서 동시에 주어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주격 조사를 사용하여 주어를 높이는 방법을 직접 높임법이라고 한다. 이 조사가 붙는다면 서술어에는 주체높임 선어말 어미 '-시-'가 붙는 것이 일반적이다. '드셨다'라는 표현에 주체 높임 선어말 어미 '-시-'가 담겨 있다. 다만, '먹었다'라는 표현 대신 '드시다'라는 높임을 위한 특수 어휘가 사용되었다. 이 같은 특수 어휘는 '계시다', '주무시다', '돌아가시다', '잡수시다', '편찮으시다' 등이 있는데 항상 높임을 목적으로 쓰여 보통 그 형태 그대로 분리되지 않고 사용된다. 그 가운데 공통적으로 '-시-'를 관찰할 수 있다.
3. 객체 높임법
객체 높임법은 서술어의 객체를 높이는 방법으로 목적어나 부사어가 지시하는 대상을 높인다. 어미를 사용하는 주체 높임법이나 상대 높임법과 달리 특수 어휘를 사용해서 표현하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할아버지께 이걸 드려라'라고 한다거나 '오늘 교수님을 뵙고 말씀을 드렸어요'라고 할 때, 첫 번째 문장의 부사어인 '할아버지', 두 번째 문장의 목적어인 '교수님'을 각각 특수 어휘 '드리다'와 '뵙다'로 높이고 있다. 첫 문장에서는 주체 높임법과 같은 원리를 볼 수 있다. 부사어 '할아버지'를 부사격 조사 '에게'가 아닌 그것의 높임말인 '께'를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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