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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리포트/한국어 문법

03. 음절의 끝소리 규칙, 경음화

by 밸라워 2022. 12. 5.

1. 음운의 변동

 

음운 변동이란 어떤 음운이 그 놓이는 환경에 따라 소리가 바뀌어 나는 현상을 일컫는다. 한국어에서 음운 변동의 유형으로는 크게 교체, 탈락, 첨가, 축약의 네 가지가 있다. 음운 변동의 발생 동기로 주로 발음을 편리하게 하기 위한 발음의 경제성이 작용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발음을 조금 더 어렵게 함으로써 명확하게 듣고자 하는 동기도 작용할 수 있다.

 

교체는 어떤 음운이 다른 음운으로 바뀌는 현상으로 음절의 끝소리 규칙이 대표적인 예이다. '밖[박]', '꽃[꼳]', '앞[압]'의 예시에서 볼 수 있듯 한국에서 음절 끝에는 7개의 자음 [ㄱ, ㄴ, ㄷ, ㄹ, ㅂ, ㅁ, ㅇ]만이 올 수 있는데 이를 음절의 끝소리 규칙이라고 한다. 그 외에도 경음화, 비음화, 유음화, 구개음화 등의 현상이 이에 속한다.

탈락은 어떤 음운이 단순히 없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좋은[조은]의 예에서 받침 히읗이 발음 과정에서 탈락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이를 'ㅎ' 탈락이라고 부른다. 그 외에 자음군 단순화, 'ㅡ' 탈락, 'ㄹ' 탈락 등이 이에 속한다. 

첨가는 없던 음운이 새롭게 덧붙는 현상이다. '담요[담뇨]'의 예에서 종성 미음과 초성 이응 사이에 니은이 첨가되어 발음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구체적으로 니은 첨가 현상이라고 한다. 니은 첨가 외에도 '할 일[할 릴]'과 같이 자음 리을이 첨가되는 리을 첨가 현상도 마찬가지로 한국어의 첨가 현상 중 하나이다. 이 외에 모음으로 끝나는 용언 어간 뒤에 '아/어'로 시작하는 어미가 결합하거나 모음으로 끝나는 체언 뒤에 조사 '에'가 결합할 때 반모음이 새로 생기는 현상인 반모음 첨가 현상도 있다.

마지막으로 축약은 인접한 두 음운이 합쳐져서 제3의 음운으로 바뀌는 현상을 일컫는다. 대표적으로 종성에 히읗이 오고 연이은 초성으로 [ㄱ, ㄷ, ㅂ, ㅈ]가 올 때 히읗과 합쳐서 각각 [ㅋ, ㅌ, ㅍ, ㅊ]의 격음(거센소리)으로 바뀌어 발음되는 현상이 있다. 격음화(거센소리되기)가 자음 축약의 일종이라면 모음 'ㅣ'나 'ㅗ/ㅜ'가 다른 모음과 결합하여 이중 모음을 이루는 현상인 모음 축약 현상도 있다.

 

탈락 현상은 음운이 흔적을 남기지 않고 그대로 사라지는 것에 비해 축약 현상은 두 음운이 각각 자신의 흔적을 남긴다. 히읗과 기역이 만나 키읔이 되는 것을 보면 히읗이 기역의 음가에 영향을 미쳐 자신의 흔적을 남기면서 기역에 기식성을 발생시킨 것이다. 

 

한국어에는 또한 연음 현상이 있는데 앞 음절의 자음을 모음으로 시작되는 뒤 음절의 초성으로 이어 소리를 내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음운 변동 현상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한국에서[한구게서]'를 보면 종성 기역이 조사 '에'의 초성으로 옮겨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표기상 초성이 이응으로 시작되는 것은 사실 모음 그 자체로 시작된다고 본다. 뒤 음절 초성이 음가가 없기 때문에 앞 음절의 종성이 그대로 초성이 되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이렇듯 연음은 음운이 변동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음운 변동(음운 규칙)으로 볼 수 없다. 

 

2. 교체

음운 변동의 유형 중 하나인 교체는 어떤 음운이 수적인 변화 없이 다른 음운으로 바뀌는 현상이다. 교체에 속하는 구체적인 음운 규칙은 음절의 끝소리 규칙, 된소리되기(경음화), 비음화, 유음화, 구개음화 등이 있다. 이 중 '화(化)'로 끝나는 규칙들은 모두 음운의 동화 현상이다. 비음이 아닌 음운이 비음이 되는 것, 유음이 아닌 음운이 유음이 되는 것, 구개음이 아닌 음운이 구개음이 되는 것이다. 발음 과정에서 앞이나 뒤 음소의 영향을 받아 그 음소가 속한 카테고리의 음운으로 전환되는 것이 동화이다.

 

1) 음절의 끝소리 규칙

음절의 끝소리 규칙은 음절 끝에 [ㄱ, ㄴ, ㄷ, ㄹ, ㅁ, ㅂ, ㅇ]의 일곱 가지 소리 외의 자음이 이 일곱 자음 중 하나로 바뀌어 발음되는 현상이다. 부엌[부억], 무릎[무릅], 꽃[꼳], 나뭇잎[나문닙] 등의 예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받침으로 [ㅋ, ㅍ, ㅊ]이 왔을 때 각각 [ㄱ, ㅂ, ㄷ]으로 바뀌어 발음되는 것을 볼 수 있다.   

 

2) 된소리되기(경음화)

이 현상은 예사소리(평음)가 된소리(경음)로 바뀌는 현상으로, 세 가지 유형이 있다.

 

(1) 파열음 뒤 경음화 : 앞 종성이 파열음일 때 그 뒤에 따라오는 초성이 'ㄱ, ㄷ, ㅂ, ㅅ, ㅈ'이 된소리가 되는 현상으로 국가[국까], 묻지[묻찌], 꽃다발[꼳따발]의 예시가 있다. 앞 음소가 뒤 음소에 영향을 주었으므로 이는 순행 동화에 해당한다. 반대로 뒤 음소가 앞 음소에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역행 동화라고 하며 이후 포스팅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2) 비음 뒤 경음화 : 용언이 활용할 때 어미의 첫소리 'ㄱ, ㄷ, ㅅ, ㅈ'이 어간의 끝소리 'ㄴ, ㅁ' 뒤에서 된소리로 발음되는 현상으로 '머리를 감다'에서 어간 '감-'이 활용하는 예시로 감다[감따], 감고[감꼬], 감지[감찌]를 들 수 있고 '신발을 신다'할 때 어간 '신-'이 활용하는 예시로 신다[신따], 신고[신꼬], 신지[신찌]를 들 수 있겠다. 용언 활용형 외에 단일명사나 합성명사에서 비음 뒤 경음화 현상을 찾아볼 수 있다. 단일명사 '인기'는 [인끼]로 발음된다. 그리고 합성명사 '볶음밥'과 '비빔밥'은 각각 [보끔빱], [비빔빱]으로 발음될 수 있다. 합성 명사에서 비음 뒤 경음화 현상은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 '인기'나 용언의 활용형은 필수적으로 비음 종성 뒤에서 평음이 경음으로 전환되는 데 비해 합성명사 '볶음밥'은 [보끔빱], [보끔밥]과 같이 경음화가 화자에 따라 선택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 이렇게 표준 발음으로 지정되지 않고 예사소리와 된소리를 선택해 발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을 수의적 변동이라고 한다.

 

(3) 유음 'ㄹ' 뒤 경음화 :  'ㄱ, ㄷ, ㅂ, ㅅ, ㅈ'이 관형사형 어미 'ㄹ'과 한자어 음절 말의 'ㄹ' 뒤에서 된소리로 발음되는 현상이다. 한자어의 예시로는 발전[발쩐], 절대[절때], 갈증[갈쯩], 밀실[밀씰], 절실[절씰] 등이 있다. 한자어에서 리을과 평 파열음이 연쇄하여 경음화가 되는 환경이 갖춰지더라도 경음화가 일어나지 않는 것들이 있다. '절절하다'에서 어간 '절절(切切)'은 [절쩔]이 아니라 [절절]로 발음된다. 이렇게 동일한 음절이 연쇄할 경우 뒤 음절은 리을 뒤라고 하더라도 평음으로 발음한다. 관형사형 어미 'ㄹ' 뒤 경음화는 할 것[할 껃], 갈 곳[갈 꼳]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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